가평 북한강 인근 산
3월 21일 봄볕 다사한 맑은 날에 한 달에 한 번씩 옛 성동 은퇴 동료와 만난다.
벌써 6년째 만나지만 항상 부담이 없고 편안해서 좋은 벗들이다.오늘은 가평에 북한강 근처에 있는 화야산 꽃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잠실나루역에서 만나 승용차로 한 시간 반쯤 달린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에는 아직 봄 기운이 이르다.
양수리에서 물과 간식으로 먹을 떡을 2펙 샀다. 주차장엔 벌써 승용차들이 여러 대가 주차해 있다.
이 산골짜기에 승용차를 몰고 올 사람들은 보나마나 꽃사진 찍으러 온 사람일 터이다.
월초에 내린 봄비에 꽤 많은 수량이 골짜기를 타고 유유히 흘러간다. 나뭇잎들이 채 돋지 않아서 그럴까 물소리도 맑고 경쾌하게 들린다.
아닌 게 아니라 군데군데 엎드려 사진 찍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얼레지는 아직 일러서 잎이 돋아나고 꽃망울만 고개를 내민다.
예상한 대로 꿩의바람꽃, 너도바람꽃, 노루귀가 한창이다. 사진작가들일까, 아니면 사진촬영 기법을 연마하려는 사람들일까
어떤 이는 자리를 깔고 삼각대를 거치하고 심지어 후레쉬까기 켜서 비추고 찍는다.
낙엽에 덮여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어린 새싹들은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무참히 발에 밟히고 깔자리에 깔릴 것이다.
얼레지 여린 새싹이 어찌나 많이 올라오는지 한 발 한 발 옮겨 딛기조차 조심스러운데 저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꽃들 주위에 고목을 세우고 이끼를 깔아 배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꽃이 좋아서 꽃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데 모델이 되어 주는 꽃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피곤하고 귀찮지 않을까 싶다.
양수리 오래된 추어탕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셋이지만 총무 겸 막내인 경수 샘은 술을 거의 못하니 대효와 나 둘이서 다 마셨다.
지평 막걸리는 언제 먹어도 깔끔하여 입에 달다.
-바람꽃 중의 백미, 꿩바람꽃, 언제 보아도 우아하고 기품이 있다.
-너도바람꽃, 벌써 한물 가고 시들어 간다. 뿌리나기 잎이 이렇게 생겼다.
-흰노루귀와 청노루귀가 한창, 꽃사진꾼들에게 모델 노릇하느라 고생하는 듯하여 안스럽기까지 한다.
-노란동백 생강나무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한다.
2016. 06. 21. 경기 가평 북한강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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